아기 이유식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간을 언제부터 해야 하는가입니다. 저염 이유식을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 또 가염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언제가 적절한지에 따라 아기의 건강과 성장 발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유식 단계별 저염·가염 전환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실제 주의해야 할 점과 부모 경험담까지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초기 이유식: 완전 저염 유지가 원칙
이유식을 막 시작하는 생후 6개월 전후에는 아기의 신장이 염분을 충분히 배출할 만큼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저염이 아닌 ‘무염’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기가 모유나 분유를 통해 이미 일정량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유식에서 소금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염분을 더하면 신장에 부담을 주고, 아기 입맛이 짜게 길들여질 수 있어 향후 성인기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근, 호박, 고구마, 감자 등 자연의 단맛이 나는 식재료를 활용하면 아기가 저염 상태에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곡물과 채소를 다양하게 조합해 자연스러운 풍미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중기 이유식: 식재료 본연의 맛으로만 조리
생후 8~11개월 시기의 중기 이유식에서도 기본적으로 저염 원칙을 유지합니다. 아직 가염을 시작하기에는 이르기 때문에, 육류, 생선, 두부, 달걀노른자 등 단백질 식품을 조금씩 추가하되 간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시기에는 아기의 씹기·삼키기 능력이 조금 더 발달하므로 재료의 질감과 조합을 다양하게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염이 아닌 식재료의 맛을 그대로 익히게 하면서, 입맛이 편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맛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채소를 오래 끓여 감칠맛을 내거나, 멸치·다시마를 우려낸 국물로 조리하되 소금은 넣지 않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염분 없이도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아기의 먹는 즐거움이 커집니다.
후기 이유식과 가염 전환 시기: 단계적 접근이 필요
생후 12개월 이후부터는 아기가 조금씩 가염 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 음식처럼 간을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 전환이 중요합니다.
먼저, 소금을 직접 넣는 것보다는 간이 아주 옅은 국물 요리를 통해 가염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된장국을 끓일 때 기존보다 된장을 훨씬 적게 넣어 묽게 조리하거나, 간장 역시 극소량만 사용해 풍미만 살려주는 식입니다.
또한 가염 시작 시기에는 하루 섭취량을 철저히 제한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3세 유아의 하루 나트륨 권장량을 800mg 이하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인의 권장량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므로, 부모가 직접 간을 확인하고 조절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저의 경험을 덧붙이자면, 아이가 무염이유식을 하던 중 갑자기 음식을 거부하거나 정체기가 오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아기 간장이나 소금을 이용해 간을 아주 살짝 더해서 아이의 입맛을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잘 먹는 듯했지만, 또다시 정체기는 찾아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럴 때 간을 더 세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가 밥을 잘 먹게하기 위해 시판 이유식으로 전환해서 아이들에게 먹여보았습니다. 제가 만드는 이유식의 재료나 요리방법의 한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저희 아이들은 잘 먹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혼자 생각해 보니 시판 이유식을 후기부터 먹였는데 이유식의 성분 중 나트륨함량을 보니 적게는 3%에서 많게는 20% 이상도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 간이 세져서 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결국 다시 직접 만들어주는 이유식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22개월인 시점에도 여전히 저염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염은 필수, 가염은 단계적으로 신중히
이유식은 단순히 영양을 보충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아기의 평생 식습관과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초기와 중기에는 반드시 저염(무염)을 지켜야 하며, 후기 이후에도 가염은 서서히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특히 이유식 거부나 정체기를 겪을 때 부모는 조급해지기 쉽지만, 간을 세게 하기보다는 재료의 다양성이나 조리법을 바꾸는 쪽이 더 좋은 접근법입니다. 아이의 건강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켜야 하며, 저염 습관은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